외환은행, 미국 재진출 노린다
외환은행의 미국 재진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. 한국 하나금융그룹과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협상이 마무리되면서 과거 뉴욕 등지에서 영업을 했던 외환은행이 재진출을 꾀할 전망이다.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론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을 만나 외환은행 주식매매 계약서에 서명하고 귀국한 직후인 4일 “외환은행이 론스타에 인수된 뒤 거점을 잃었던 미국 시장에 다시 진출하겠다”는 뜻을 밝혔다. 김 회장은 또 하나·외환은행을 독립적 경영체제로 운영해 가겠다는 기존 방침도 재확인했다. 외환은행은 1967년에 미국에 첫 진출했다. 플러싱·맨해튼 등 뉴욕과 LA 등지에 지점망을 갖고 있었지만 2003년 8월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폐쇄된 후 2004년 5월부터 기업 대출과 수출입업무를 담당하는 외환 파이낸셜만 뉴욕과 LA에 있다. 뉴욕에는 송금만 처리하는 미주외환송금센터도 운영 중이다.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가 금융위원회에서 승인되면 하나금융은 해외 시장 개척에도 가속도를 낼 수 있다. 하나은행의 해외 법인과 지점 수가 한국 4대 은행 가운데 가장 적지만 이번 인수를 통해 해외 영업에서도 한 단계 도약하게 될 전망이다.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을 인수하면 지난 3분기 말 기준으로 총자산이 333조원에 이른다. 하나은행은 현재 미국 내 뉴욕지점이 유일하다. 2002년 12월 서울은행을 인수한 후 진출한 하나은행은 예금·송금·기업 대출 등 기업 금융 서비스에 중점을 두고 있다. 만약 한국에서 네 번째 규모의 대형 금융기관인 하나은행의 뒷받침 아래 외환은행이 다시 미국에 진출하면 한인 은행권에는 또 다시 지각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. 월스트릿저널 1일자 보도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주당 1만1900원에 론스타가 보유한 외환은행 주식 51.02% 전부를 인수하는 데 합의했다. 양쪽이 7월 합의한 인수가격은 주당 1만3390원씩 총 4조4059억원이었다. 따라서 하나은행은 한 주당 11% 수준인 1490원을 깎아 전체 가격은 3조9156억원으로 4903억원 낮아졌다. 최희숙 기자 hs_ny@koreadaily.com